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속내 [명사] 겉으로 드러나지 아니한 속마음이나 일의 내막.

台灣生活(twlife)

by 유바바인타이완 2020. 2. 27. 03:06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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01/24 

대만의 설날, 過年 

대만 친구에게 초대받아 대만에서의 마지막 설날 만찬을 즐겼다 

매년 왁자지껄하게 보낸 過年(설날) 이였건만 

올해, 유난히 조용했다 

이제 내년이면 더 이상 함께 할 한국 애들이 없을 텐데 

마음이 아팠다 

 

 

 

 

 

01/25

남은 설날 음식들로 

민박집에 모여 한솥 가득 훠궈를 해 먹었다 

한국애들끼리 명절 분위기를 냈다

 

 

 

 

01/26

#우한폐렴 의 심각성을 이 날 처음 깨달았다 

 

점점 불어나는 우한 폐렴 확진자들

늘어나는 뉴스들 

점점 공포가 다가왔다

 

 

 

 

01/27

눈 뜨자마자 핸드폰을 봤다 

첫 민박 취소 문의가 왔다 

시작이었다

 

 

 

 

01/28

어제에 이어 오늘도,

취소 연락으로 하루를 열었다 

이렇게까지 취소가 많을 거란 생각을

못했던 내가 어리석었다

약간,

절망적이었다

 

 

 

 

01/29

결국 2월 전체 취소에 이르렀다 

하루아침에 난 백수가 되었다 

 

허탈하다 

원망스럽다 

내 잘못이 아닌데

억울했다

 

그렇게 난 나만의 동굴 속으로 들어갔다

 

 

 

 

01/30

여행업에 종사하셨던 부모님을 옆에서 보며 자랐기 때문에 

이 업이 억울할 때가 많다는 걸 알고 있었다 

그래서 어릴때부터 여행업은 멀리하고 싶었었다

돌고 돌아 결국 난 숙박업을 하게 되었지만 말이다 

 

부모님은 평생을 뉴스와 함께 하셨다 

경제상황뿐 아니라 태풍 소식 등의 날씨를 항상 지켜보셔야 했다

사스, 신종플루, 메르스 등의 각종 바이러스들이 유행할 때엔 

더 큰 좌절의 시기를 겪으셔야 했다 

 

내가 지금 겪고 있는 이 시련은

부모님이 모두 겪었었겠구나 

지금 또한 겪고 있겠구나

 

 

 

 

난 한순간에 백수가 되었고

앞으로의 수백만 원 고정지출을 생각하니

머리가 하얘졌다 

어디서 돈을 메꾸어야 할지

어떻게 해야 앞으로의 이 수백만 원 고정지출을 감당할 수 있을지 

이 좌절을 누군가에게 말해야 될지

누구에게 의지를 해야 될지

 

생각은 생각의 꼬리를 물고 

점점 더 깊은 혼자만의 동굴 속으로 들어가게 되었다

 

 

 

 

 

02月

감정의 기복

 

2월의 난, 최악의 나였다 

수입은 적었고 지출은 컸다 

돈 앞에서 난 한없이 예민해졌고 

보이지 않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가득했다 

 

12월부터 시작한 가슴속 답답함은 날이 가면 갈수록 심해졌다 

가슴 가운데에 돌덩이가 있는 것 마냥 답답했다

수시로 한숨을 쉬었다 숨을 길게 내뱉어야 답답함이 풀렸으니까

꿈도 늘 누군가에게 쫓기는 꿈이었다

그렇다 난 불안정했다 

 

아무에게도 말할 수가 없었다 

이건 내 문제이니까 

내가 극복해야 될 문제이니까

돈, 불안정한 미래, 무기력 속에 서 있던 나였다 

 

 

 

2월,

유난히 많은 친구들이 대만으로 놀러 왔다 

나를 보러 온 친구들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반면

그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에 투자되는 지출 등이 부담으로 다가왔다 

혼자 있는 시간에는 

최대한 지출을 줄이고 싶었고 집 밖을 나가지 않았다 

 

이 마음은 

어쩌면 나와 같은 처지가 된 부모님을 

조금이라도 내가 부양해야 될지도 모른다는 (혼자만의) 부담감에 휩싸여

더더욱 그랬던 거일 지도 모른다 

날로 심해져가는 #코로나19 가 나의 부담감을 더 고조시켰으리라 

 

감정의 기복 

나를 좋아해 주는 친구들이 있는 것에 감사하다 

그들의 관심에 감사하다 

하지만 어쩔 땐 속이 상한다 

'오늘은 뭐하냐' '오늘도 집에 있냐' '하루 종일 집에서 뭐하냐' '집 밖에 좀 나가라' 등

내 상황을 수없이 어필했음에도

나를 이해해주지 않는 내 친구들의 말들이 참 섭섭했다 

나를 향한 애정 어린 표현이었으리라, 

나를 좋아하기에 

나에게 관심이 있기에 

나를 아끼기에

이러한 말들을 내뱉었으리라

혼자 어르고 달랬지만

내 감정이 아팠기에 

그들에게 한없이 예민하게 굴었다

한마디 한마디 못된 말들로 그들을 후벼 팠다 

그러곤 집에 와 후회를 했다

 

이 예민함의 끝은 언제 끝이 날까 

그들에게 준 상처들을 나중에 내가 아물게 해 줄 수 있을까 싶다 

 

 

 

 

02/26

언니와 통화를 했다 

당장 우리 가족 중 유일하게 돈을 버는 사람이 되었다 

언니의 어깨는 더 무거울테다 

2년 내내 입에 달고 살았던 '이직하고 싶다'는 말에 

난 '언니라도 벌어야지'란 이기적인 말로 대답했다 

 

사람은 참 이기적인 동물이란 걸 깨닫는 중이다 

나도 나를 이해해주지 못하는 이들에게 상처를 받아 놓고 

내가 언니에게 똑같이 상처를 주고 있으니 

 

 

이 상황이 언제 끝이 날까 

나의 미래는 어떻게 흘러갈까 

 

 

 

오랜만에 갖는 혼자만의 시간에 

끄적여보는 내 속내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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